수년간 나는 갈고 닦아왔다.

어떻게하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지에 대해...

최고가 되지 않아도 어떻게 하면 보람있게 세상을 살 수 있는 것인지...

나 나름대로의 신념을 가지고 살고...

그 마지막은 단연 사랑에 대한 준비였다.

다른 사람을 하나님 아버지께서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박으시면서 확증하신 그 사랑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얻어 맞기도 많이 맞으면서 배웠다.

말씀으로 배우고 경험으로 배우고 보고 배우고 피부로 느끼고...

너무 빨리 배우면 체할 것 같아서 방학도 좀 가져가면서... 나름 열심히 배웠다...

그래서 그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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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자아의 확장 뿐이었다.

배우면 배울수록 높아지는 것은 나라는 내 자아였다.

세상이 바라는 norm과 기독교 community에서 요구하는 norm을 잘 섞어서 내 것으로 소화해낸 것...

세상이 요구하는 어느 정도의 sense를 media를 통해 배웠고...

기독교 community에서도 상당히 많은 지식을 탐닉하여 어느 정도의 경지에 혼자 도달했다.

관계는 어떠한가...  서로에게 부담이 가지 않는 그 미묘한 선을 그으며 서로를 축복해주고 encourage해주는..

그러면서, 나는 이렇게 너그럽고 마음을 잘 쓰는 자야라는 훌륭한 나를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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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어디 갔는 지 모르겠다...

주님을 사랑해서 말씀 본 거고...

이웃을 사랑해서 적절한 관계를 유지한 것인데... 스토커 같은 파멸을 가져오는 사랑을 막기 위해서 나름대로 연습한 건데...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세상을 연구했는데... 세상을 바라볼 때, 갈망과 열망의 눈빛이 아니라 매의 눈빛으로 쳐다보며 적나라하게 비판을 할 줄 알았는데...

현실주의와 이상주의 사이라는 선을 기막히게 줄타기하며 나는 멋진 나를 만들어왔는데...

이 사회가 요구하는 좋은 것들... 모두가 잘 사는 이 사회를 만들기 위하여 나는 나를 진화시키며 발전시켰는데...

결국 나는 나만 높였다... 

three decades동안 나는 나만을 높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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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어야 사랑을 하는데...

그렇게 공들여 쌓은 탑이 쉽게 무너지랴???

주님이 내게 말씀하신다... 왜 공들였냐???  ㅡㅡ;;;

어쩌라고요... 주님 받으시라고... 했는데요...

그런 거 다 똥덩어리라신다...

아... 비합리, 비논리적이시며 잔인하고 매정하시다.

그럼 진작에 말해주시지...  아 허무해...

장난하시는 것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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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살아계신 나의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말씀하신다.

"사망의 종노릇하던 너를 건지신 때를 기억하라."

주일 예배 찬양 연습을 끝내고 투덜대던 나를 보고,

우리 청년부 전도사님이 말을 하셨다.

정수 형제는 복받은 거라고...

학교 다니게 해주시고... TA도 하고....

학원에서 일도 하게 해주시고...

좋은 사람 만나게 해주셨고...

방학 끝나고 갈 때도 있고... 

그러자 갑자기 이 찬송이 생각이 났다...


받은 복을 세어 보아라

1.세상 모든 풍파 너를 흔들어 약한 마음 낙심하게 될 때에 내려 주신 주의 복을 세어라 주의 크신 복을 네가 알리라 

2.세상 근심 걱정 너를 누르고 십자가를 등에 지고 나갈 때 주가 네게 주신 복을 세어라 두렴 없이 항상 찬송하리라 

3.세상 권세 너의 앞길 막을 때 주만 믿고 낙심하지 말아라 천사들이 너를 보호하리니 염려 없이 앞만 보고 나가라 


[후렴] 받은 복을 세어 보아라 크신 복을 네가 알리라 받은 복을 세어 보아라 주의 크신 복을 네가 알리라


셀 수 없는 복을 누리고 살면서...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다운 삶을 사는 내 모습을 지우고 싶었다.

마라에서 먹을 물없다고 지랄하던 똑똑한 유대인들과 별 다를 게 없다...

고기 없다고 불평하던 그들과 내 모습은 별로 다를게 없다...

어쩌면 받은 복은 셀 필요가 없는 지 모르겠다...

나에게 주어진 모든 고난과 환란까지도 죄다 복이고 은혜이니...

정말 버릴게 없는 게 나의 인생인데...

입으로 뱉는 건 항상 부정적인 말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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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과 거룩하게 분리된 우리 교회는 복을 셀필요도 없다.

구원하는 즉시 우리는 그냥 건져져서 옮겨졌으니까...

사망을 상징하는 물 속에서 아가미로 숨을 쉬던 그들이 뭍으로 옮겨졌다.

그래서 죽는다...  이제 뭍에서는 새로운 피조물만이 살 수 있다.

지느러미로 아무리 파닥여봤자, 아가미를 아무리 벌렁벌렁 해봐야...

gas exchange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물 속에서 산소를 뽑아내는 아가미는 이제 소용이 없다.

바람 속에 있는 산소를 먹고 사는... 성령 안에서 숨을 쉬는 새로운 피조물 만이 살아남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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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랑을 하기 위해 갈고 닦았던 것이... 결국에는 사랑이 아니라, 자기 자아의 확장이었다니...

하아...... 내가 지금까지 공들여 확립해온 것들이 무참히 짓밟히다니...

이건 일제에게 당한 경술국치보다 더 치욕스럽게 느껴진다...

빠리의 개선문 사이로 히틀러의 전차부대가 지나가는 것을 지켜보는 당시 프랑스 국민들보다 더 화나는 일이다.

사랑... 그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자아를 먹힌 자아들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아...... 내가 한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 내 자아의 확장이었다.

가장 더럽고 추악한 죄... 내 안에 바벨탑 쌓은 거...

아... 주님이 지금이라도 내려오셔서 이렇게 흩으셔서 감사하다고 고백한다...

물론, 그게 가장 치욕스럽지만...

주님~ 제발 우리 사랑 좀 하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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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l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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