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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2.19 한계

한계

정수생각 2012. 2. 19. 04:48
내 나이 30이 되어가니 점점 한계를 절실히 느끼게 하시는 것 같다.
60분이 너무 짧게 느껴진다.  24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진다.  1주일이 너무 짧게 느껴진다.  한 달이 너무 짧게 느껴진다.  계절이 너무 짧게 느껴진다.  일년이 너무 짧게 느껴진다.  내 인생이 너무 짧게 느껴진다.
황홀했던 2011년이 지나고 나는 2012년을 덧없음으로 시작했다.
절정에 너무 다다랐으니 이제 미끄러져 내려올 시기인가...

2011년에는 처음으로 아버지로부터 경제적인 독립을 선언했었다.
작년에는 그 선언 자체로만으로도 힘이 나고 참 기분이 좋았는데, 지금은 세상의 신 맘몬이 나에게 주는 유혹과 부담이 너무나 크다.  주님이 주신 Reality는 정말로 나에게 버겹고 힘들기만 하다.
흠... Reality와 the Truth의 humongous size의 gap이라고 할까???
결국에는 그 Truth가 실체인데...  알레떼이아...  그게 맞는 것이고 이론상으로 어떻게 가능한 지도 알고...
말씀에 죄다 그 이야기만 하고 있는데... 가시적으로 그 분이 오실 때까지는 가망이 없는 것인가...

2009년말 나는 교통사고를 겪으면서 몸이 말을 안듣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는 고질병처럼 나에게 쫓아다니고 있다.
카이로프랙틱을 암만 다녀도 깔끔한 느낌이 전혀 없다.
만성피로... 아로나민 골드가 필요한 나의 몸...
energy drink와 power nap 그리고 coffee...  
이런 드래곤볼의 "선두"와 같은 걸로 연명하는 것을 중단하고 싶다.
겨울에 용훈선생님이 어떻게 식생활을 하시는 지 어깨 넘어 보고 배워서 실천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금방 좋아지는 것도 아니고...
정말 바울처럼 가시로 주시는 건가...  20대 초중반의 깔끔한 느낌은 이제 사라진 것인가...

20대 초반에 망가졌던 나의 영혼을 중후반에 차근차근 정금과 같이 정화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물론, 그 것이 가능했던 것은 나를 무조건 사랑하시는 주님의 은혜 덕분이었다.
예수 그리스도를 반신반의 붙잡고 이렇게 질질 끌려와서 지금 살아있다.
하지만, 20대의 끝자락, 왜 주님은 다시 한 번 망가졌던 나의 예전 삶의 스냅샷을 보여주시는 지 모르겠다.
차라리 안보고 가면 깔끔한데, 왜 꼭 짚고 넘어가시는 지 모르겠다.
내 성격이 그래서 그런가보다.  아니다.  스냅샷이 아니다.
나의 죄악된 본성은 어디 가지 않았다는 것을 절절히 보여주시는 그 분이 무섭다.
그래서 또 그 죄악된 본성을 핑계대며 내 몸에서 떼어내려고 몸부림치고 있다.
그렇게 말씀을 공부하고 신앙생활했으면서 그 정도도 해결 못하냐고 사람들은 그러겠지만,
그렇다... 말씀을 보고 기도를 하면 더 해결 못하겠다.  아니, 주님이 해결 안해주신다.
나의 보잘 것 없음을 드러내시는 건가...  죄악된 본성은 정말 언제 벗겨질 것인가...

세상...  그리고 사람... 기대했던 것들이 다 무너지고 있다.
나의 이상, 꿈, 비젼... 죄다 무참히 무너지고 있다.  인간은 그리 착하지 않다.
결국에는 모두 다 자기만을 위해 살아가는 이 사회가 더럽고 추악하다.
종교인들조차 자신들의 명예와 깨끗함을 증명하기 위해 치졸하게 자신을 덮고 있다.
정말 정 떨어지고 소망이 없다.  어려서 그리스도의 푸른 계절이 올 것이라고 기대하며 열심히 불렀는데...
강아지풀 뜯어먹는 소리다.  이 시대는 갈수록 음란해지고 극악해지고 치졸해진다...
거기서 주님은 죽으라고 하신다.  니 이름 내지 말고 예수의 이름을 내라고 하신다.
정말 살 맛 안난다.  뭐... 맞지... 죽으라 하시니, 살 맛 안나는 게 맞지...
아... 내가 죽어주는 것도 한계가 있다.  도대체 얼마나 맞아주라는 것인가...
얼마나 내 속을 드러내지 않고 참고 있어야 하는 것인가...

그렇다...  주님이 이 광야에 나를 밀어넣으셔서 뺑뺑이 돌리시는 것은...
너는 내가 주는 만나랑 물만 먹고 살아야 살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기 위함이시다.
예수 그리스도를 먹음으로만 살 수 있는 나... 교회...
그리고 나와 함께 뺑뺑이 도는 거룩한 무리들...
주님은 우리를 이 세상에서 착한 일 하라고 보내시지 않았다.
이 세상을 한 번 바꿔보라고 보내시지 않았다.
너가 할 수 있는 모든 선한 일이 다 너의 영광을 챙기기 위한 악한 일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오라고 보내셨다.
하나님의 영광은 내가 온전히 썩어져 없어질 때, 비로소 나타난다.
나에게 선한 것이 나오려면 내가 형체도 알아볼 수 없게 분해되어야 된다.
그것은 자연의 법칙에서도 마찬가지다...

한계를 느끼라고 주신 주님이 원망스럽지만, 감사할 수 밖에 없다.
내가 나의 자리를 찾아가는 것이 인생인 것 같다...
나는 피조물 그는 창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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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l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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